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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시작해서 더 아팠던 한일전, WBC 한일전 후기

렌딜 2026. 3. 10.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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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는 환호였고 7회는 허탈함이었다, WBC 한국 일본전 후기

 

 

 

경기 이름 :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 1라운드 C조 대한민국 VS 일본
일시 : 2026년 3월 7일 오후 6시
장소 : 일본 도쿄 도쿄돔
점수 : 대한민국 6 : 8 일본.

 

경기 한줄 요약 :
초반엔 설렜고 중반엔 버텼고 7회엔 무너졌다, 그래서 더 쓰라리게 남은 한일전.

 


 

 

 

경기를 시작하기 전 예상

 

한일전은 늘 그렇지만, 시작 전부터 편하게 볼 수 있는 경기가 아니었다. 게다가 일본은 이 경기에서 오타니 쇼헤이, 스즈키 세이야, 요시다 마사타카가 모두 장타를 터뜨릴 만큼 타선의 힘이 강했고, 실제 경기 전 분위기도 일본 쪽이 더 안정적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그래서 한국 입장에서는 초반에 먼저 흔들어주고, 중반 이후에는 홈런만큼은 최대한 막아야 승부가 된다고 봤다.

 

 

 

각 회마다 상황 리뷰

 

 

 

 

 

1회

1회초는 정말 꿈같은 출발이었다. 김도영이 나가고, 저마이 존스가 연결하고, 문보경의 2타점 2루타까지 터지면서 한국이 순식간에 3-0으로 앞서갔다. 도쿄돔에서 일본 상대로 첫 이닝부터 이렇게 밀어붙이는 장면을 보니까, 팬 입장에서는 심장이 확 뛰었다. “오늘은 진짜 다를 수도 있겠다”는 기대가 그때는 분명히 있었다.

그런데 1회말, 그 기대는 곧바로 불안으로 바뀌었다. 스즈키 세이야가 2점 홈런을 터뜨리면서 순식간에 3-2가 됐고, 한일전 특유의 팽팽함이 바로 되살아났다. 분명 먼저 웃었는데도 전혀 안심할 수 없는, 딱 그런 흐름이었다.

 

 

2회

2회는 점수는 없었지만 묘하게 긴장감이 더 짙어졌다. 일본 타선은 언제든 한 방으로 뒤집을 수 있어 보였고, 한국도 초반의 좋은 흐름을 한 번 더 이어가야 할 것 같은 분위기였다. 숫자는 조용했지만, 경기의 온도는 전혀 낮아지지 않았던 회였다.

 

 

 

3회

결국 3회말이 크게 흔들렸다. 오타니의 동점 솔로포가 먼저 터졌고, 이어 스즈키와 요시다까지 홈런을 추가하면서 일본이 5-3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한 회에 홈런 세 방. 점수가 바뀌는 것도 충격이었지만, 흐름이 순식간에 일본 쪽으로 확 넘어가는 느낌이 더 무서웠다. 아까까지 우리가 앞서고 있었는데, 어느새 따라가는 쪽이 되어버린 그 허탈함이 컸다.

 

 

 

 

4회

그래도 한국은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4회초 김혜성이 투런홈런을 날리면서 다시 5-5 동점을 만들었다. 이 장면은 정말 시원했다. 3회말에 그렇게 얻어맞고도 바로 반격했다는 점에서, 적어도 이날 한국 타선은 일본을 상대로 주눅 들어 있지 않았다는 게 느껴졌다. 팬 입장에서는 다시 한 번 희망을 붙잡게 된 순간이었다.

 

 

5회

5회는 잠깐 숨을 고르는 시간 같았다. 양 팀 모두 추가점 없이 지나갔지만, 그렇다고 편한 이닝은 아니었다. 오히려 “다음 한 점이 진짜 중요하겠다”는 생각이 더 강하게 드는 흐름이었다. 한일전답게, 조용한 이닝조차도 조용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6회

6회도 팽팽했다. 한국은 어떻게든 다시 기회를 만들어보려 했고, 일본은 실점 없이 버티면서 경기의 균형을 지켰다. 이 시점부터는 누가 먼저 흔들리느냐, 누가 먼저 압박을 못 버티느냐의 싸움처럼 보였다. 그래서 더 긴장됐고, 그래서 더 작은 장면 하나에도 감정이 실렸다.

 

 

 

 

7회

결국 이 경기 심장이 꺾인 건 7회말이었다. 어떻게든 이 이닝만 버티면 다시 기회가 올 수도 있다고 믿고 있었는데, 만루에서 밀어내기 볼넷이 나오고 이어 요시다의 2타점 적시타까지 이어지는 순간, 정말 머리가 멍해졌다. 5-5까지 어렵게 따라붙으면서 다시 살렸던 희망이 눈앞에서 천천히 무너져내리는 느낌이었다. 점수는 8-5, 숫자로 보면 3점 차였지만 팬 마음에는 그보다 훨씬 크게 박혔다. 화가 나고, 답답하고, 너무 허무했다. “왜 하필 여기서”라는 말이 절로 나왔던, 정말 잔인한 이닝이었다.

 

 

8회

그래도 한국은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8회초 1점을 따라붙으면서 6-8이 됐고, 분위기를 다시 붙잡을 여지도 생겼다. 그래서 더 아쉬웠다. 끝까지 따라가는 힘은 있었는데, 그 한 걸음을 완전히 뒤집는 장면까지는 만들지 못했다. 이 회는 “아직 안 끝났다”와 “조금씩 시간이 없다”가 같이 느껴졌던 이닝이었다.

 

 

9회

9회초 마지막 공격에서도 반전은 나오지 않았다. 그렇게 경기는 6-8로 끝났다. 한국은 안타 수에서는 9-7로 앞섰지만, 일본은 홈런 4개로 더 결정적인 장면을 만들었고 결국 그 차이가 결과로 남았다. 그래서 더 아팠다. 못 싸운 경기가 아니라, 잘 싸워서 더 아쉬운 경기였다.

 

 

 

 

가장 하이라이트 장면

내가 꼽는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4회초 김혜성의 동점 투런홈런이다. 일본이 3회말 홈런 세 방으로 분위기를 뒤집은 직후였고, 그대로 무너질 수도 있었던 흐름에서 다시 5-5를 만든 장면이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승리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그 한 방 덕분에 이 경기가 끝까지 살아 있었고, 팬들도 끝까지 희망을 놓지 않을 수 있었다.

 

 

 

잘한 선수

이날 가장 눈에 들어온 선수는 김혜성이었다. 동점 투런포의 무게가 워낙 컸고, 분위기가 완전히 넘어갈 수 있었던 타이밍에 경기를 다시 원점으로 돌려놨다. 문보경도 좋았다. 1회초 2타점 2루타로 경기 시작부터 일본을 흔들었고, 한국이 초반에 3점을 먼저 낼 수 있었던 중심에 있었다. 이날 한국 타선이 완전히 밀리지 않았다는 걸 보여준 대표적인 선수들이었다.

 

 

 

아쉬운 선수

굳이 가장 아쉬운 쪽을 꼽자면 7회말을 막아내지 못한 불펜 운영이 가장 크게 남는다. 특히 만루에서 밀어내기 볼넷 뒤 곧바로 적시타까지 이어진 장면은 결과적으로 경기 전체의 분기점이 됐다. 다만 이날은 특정 선수 한 명을 탓하기보다는, 일본의 장타력을 끝까지 제어하지 못한 팀 전체의 과제가 더 크게 보인 경기였다. 일본은 이날 홈런 네 개를 쳤고, 그 장면들이 승부의 중심이 됐다.

 

 

 

 

 

경기를 본 소감

이 경기는 지긴 했지만, 그냥 무기력하게 밀린 경기로 느껴지진 않았다. 오히려 “정말 아깝다”는 말이 가장 먼저 나오는 경기였다. 먼저 3점을 냈고, 5-5 동점도 만들었고, 안타 수도 더 많았다. 그래서 더 복잡했다. 분명 해볼 만한 경기였고, 그래서 더 속상했다.

무엇보다 한일전 특유의 긴장감 속에서도 한국 타선이 끝까지 맞서 싸운 건 분명한 수확이었다. 하지만 야구는 결국 가장 아픈 순간을 버틴 팀이 이기는 스포츠라는 것도 다시 느끼게 됐다. 7회말 그 몇 분이 너무 길었고, 너무 쓰라렸다. 그래서 이 경기는 단순한 패배보다 더 선명하게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정리하는 말

3월 7일 한국과 일본의 경기는 6-8 패배로 끝났다. 하지만 내용까지 보면, 단순한 완패라고 부르기엔 아쉬움이 너무 많은 경기였다. 한국은 먼저 앞서갔고, 다시 따라붙었고, 끝까지 손을 놓지 않았다. 다만 일본은 홈런 4개와 7회말 집중력으로 결국 승부를 가져갔다.

야구는 참 이상하다. 잘 싸운 패배가 더 오래 남을 때가 있다. 이날이 딱 그랬다. 분명 속상했고, 7회는 화가 날 정도로 아팠지만, 동시에 “다음엔 정말 해볼 수 있겠다”는 감정도 남겼다. 그래서 이 경기는 단순히 진 경기라기보다, 희망과 상처가 같이 남은 한일전으로 오래 기억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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