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기타/저장소

비.

by 렌딜 2010. 5. 22.
728x90

 



























 
  < 올때면 웃게 만드는 사람 >

  농구하러 나갔을땐 이슬비였는데 나올때는 비가 퍼붓고 있었다.
  재경이와 창언이의 우산을 번갈아 쓰며 학원까지 간 후 비가 그치기를 빌었다.
  그러나 비는 더욱 거세져 도저히 뛸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뛴다고 해도 가방 속의 책들을 다 포기해야할 상황이라 체면 신경쓸 틈도 없이 같은 학원을 다니는 친구에게 일단 우산속에 들어간 후 씌워달라고 부탁을 했다. 날 어떻게 생각했을까. 인사도 한번 안했던 사이여서 그런지 상당히 어색하긴 했지만 그럭저럭 이야기를 나누며 함께 쓰고 갔다. 이상한 이미지를 상상할 수도 있겠지만 그런건 전혀 없이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다. 춥다길래 옷 줄까 하고 물었는데 자기는 내 남자 옷만 입는다고 한다. 웃겨서 웃었더니 남자친구 있으니까 접근하지 말라고 하더라. 혼자 김칫국 마시기는. 그래도 꽤나 재밌는 상황이었다. 다음에 학원에서 마주치면 얼굴만 봐도 웃길 것 같다. 시크한 이미지를 지켜야 하는데.

  그래도 그 친구의 자신감은 긍정적인 것이라 본다. 사람에게 있어 자신감은 양날의 검이다. 자신의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는 반면 흔히 말하는 근자감, 그러니까 근거 없는 자신감은 오히려 인격을 떨어뜨리고 비웃음 당하기 딱 좋은 계기를 제공하는 것이다. 과거의 공부 잘 하는 학생들의 경우에는 매일 방이나 학교, 도서관에 틀어박혀 책만 읽었기에 뚱뚱하고 못생기거나 공부 외에는 잘하는 것도 특별히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어느새 시대는 달라졌다. 과거와 달리 우리 주위의 정보는 넘칠 정도로 풍부하다. 과거엔 정보를 하나라도 더 찾기 위해 싸웠다면 지금은 넘치는 정보를 어떻게 가려서 습득하느냐의 경쟁으로 바뀌었다. 자연스럽게 삶에도 여유가 생겨났다. 오늘날 많은 학생들이 공부만 해야한다. 책만 봐야한다. 숨통을 조여온다고 말하지만 정작 최상위권들은 그런 삶을 사는 경우는 드물다. 오히려 그들의 첫인상은 깔끔하다는 느낌을 받기 쉽다. 공부할 때는 열심히 공부를 하고, 하고 싶은 것을 할 때는 그 역시 열정적으로 최선을 다하면서 살아가는 것이다. 차라리 공부만 계속 하는 것이 쉬울 수도 있다.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공부를 한다는 것은 그만큼 자기절제력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무언가를 끊임없이 하고자하는 열정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저 방에 틀어박혀 게임이나 낮잠 같은 것으로 시간을 보내지 않는다. 그런 시간을 아껴 남보다 더 많은 시간을 값지게 사용한다. 그 것이 오늘날의 최상위권들이다. 자기관리란 쉽지 않다. 외모도 경쟁력이다. 단순히 잘생기고 못생기고의 문제가 아니라 상대가 나를 처음 봤을때 첫인상을 좋게 남기는 것이다. 지저분하게 다니지 않고 항상 깨끗하게 씻고 단정하게 머리를 정리하고, 깔끔하게 옷을 입는다. 또한 몸매관리도 잊지 않고 적절하게 음식을 먹는다. 개인적으로는 부정적으로 보지만 연애가 해서는 안될 행위는 아니다. 서로 열린 의식을 가지고 있다면 함께 발전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서로에게 잘 보이고 싶은 마음과 힘들때 기댈 수 있다는 든든함, 그리고 무엇보다 서로 마음이 맞는 그런 연인이 있다는 느낌은 잘 모르겠지만 생각보다 강력할 지도 모른다. 그러나 안타까운 점은 주위에서 그런 연애는 보기 힘들고 단순히 사귄다는 그 자체에서 끝나는 연애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나는 고등학생의 연애를 그리 달갑게 보지 않는다. 그런 의미없는 연애에 쏟게 되는 시간이나 마음이 곧 자기관리에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자기관리는 외모나 성적으로 끝나지는 않는다. 하고자 하는 것. 나의 경우에는 농구와 동아리활동이 있다. 비록 나의 농구실력이 매우 뛰어난 편은 아니지만 농구를 하는 순간일 때면 최선을 다하기 위해 노력하고, 실제로 보잘것 없었던 처음과는 달리 지금은 많은 발전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한가지에 몰두하면 쉽게 포기하지 않는 성격때문에 주위의 걱정스런 시선 속에서도 개인적인 농구팀 A.N.T를 만들었고 공부 때문에 힘들긴 하지만 틈틈히 모여 연습을 하고 대회 준비를 하고 있다. 여름방학이면 대회에 출전해서 다른 강팀들과 맞붙어볼 생각이다. 당연히 진다고 비웃을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나는 자신있다. 우리팀은 충분히 강해질 수 있다. 공부한다고 책만 보는 백면서생 취급을 한다면 정말 섭섭하다. 나는 그 생각을 깨버리고 싶다. 누구나 하고싶은 것을 열심히 하면 그 보답을 받는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동아리활동 역시 그렇다. 그냥 농구동아리나 공부 잘하는 상위권 친구들이 모여있는 동아리에 들어갈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허무하게 보내고 싶지 않았다. 고등학교의 마지막 동아리활동이다보니 뜻있게 보내고 싶었다. 단순히 즐거움을 얻는 시간이나 공부 잘하는 친구들이 다 들어갔으니 나도 들어가야지 이런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원하고 도움이 되는 것. 인생을 뒤흔들 수 있는 그런 동아리활동을 하고 싶었다. 그래서 마르카토(한 음 한 음 힘주어)라는 이름으로 논리적말하기부를 만들었다. 많은 친구들이 다수의 사람들 앞에서 말하는 것을 두려워 한다. 사람들 앞에 서면 손발이 떨리고 입이 안 열린다. 그러나 앞으로의 사회는 이런 기회를 많이 요구하고 그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사람이 성공할 것이라 예측한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단순히 나 혼자 그 능력을 키우길 바라는 것이 아니라 우리 동아리원 모두 실력을 갖추기를 바라고 이러한 동아리가 계속 이어져서 많은 후배들이 미래를 준비해 나가길 바란다. 나를 믿고 또 자신의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우리 동아리에 들어오겠다고 한 친구들의 믿음을 져버리고 싶지 않다. 처음 약속한대로 우리 학교 내 최고의 동아리를 만들 것이다. 또한 대학에 자기소개서를 쓸 때 당당히 우리 동아리 활동을 적을 수 있도록 그리고 면접관들이 고개를 끄덕일만큼 의미있는 활동을 만들 것이다.

  말이 옆으로 약간 샌 것 같지만 결국 말하고 싶은 것은 공부만 열심히 한다고 전부는 아니라는 것이다. 진정 중요한 것은 자기관리이다. 하고싶은 것을 하는 것은 좋다. 다만 절제할 줄 알고 책임질 줄 알면 되는 것이다. 내가 하고싶은 것을 하느라 2시간을 투자했다면 등교하는 시간, 쉬는 시간, 자는 시간, 밥 먹는 시간과 같은 자투리 시간을 조금씩 줄여서 공부를 함으로써 자신의 자리를 굳게 지킬 의지를 가지면 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그 친구가 한편으로는 부럽다. 아직 그 친구에 대해 아는 것은 없지만 연애를 하면서 공부도 열심히 한다는 것은 그만큼 자기관리에 대한 자신감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물론 외모에 대한 면은 약간 근거 없는 지나친 자신감 같지만 그 얼마나 멋진가. 요즘 나는 생각이 많다. 하고 싶은 것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그 무엇보다 우선시 되는 것은 물론 공부이다. 그렇기에 하고 싶은 것들을 하려면 작은 시간들을 모으고 아껴야 한다. 아직도 내게는 낭비하는 시간이 적지 않다. 하지만 계속 노력하고 있는 것처럼 낭비하는 시간 없이 이 젊음을 값지게 보내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내 자신이 만족할만큼의 자기관리가 되는 그 날이면 나도 연애에 대해 한번 기대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고등학생때 연애 한번 못해보면 아쉬워서 어떻게 살아갈까.
  그러나 확실히 아직은 아니다.



  우산 하나로 생색은... 솔로로써 꼭 복수하겠다.
300x250

'기타 > 저장소'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모의고사  (6) 2010.05.26
OR?  (2) 2010.05.22
수리영역 공부법.  (1) 2010.05.22
주간계획표.  (5) 2010.05.20
도시기피.  (0) 2010.05.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