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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일상, 생각열기

농구투어 - 남일대 해수욕장 (08/15)

by 렌딜 2010. 8.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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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쾌한 일요일 아침, 방학동안 공부하느라 모이지 못했던
우리 농구팀 ANT의 친목과 단합을 도모하고자 농구투어를 가기로 했다.

나름 감독이라는 책임감 하에 급한 감이 없지 않지만 여러가지 일정과 계획을 세우고
인원도 모집해서 겨우겨우 여행을 떠날 수 있게 되었다.
사실 보호자 없이 우리끼리만 가는 여행이었고, 일기예보에도 폭우가 내린다는 말 때문에
모두의 호응은 얻지 못했지만 젊음의 패기와 농구팀 ANT에 대한 열정으로 여행을 진행하기로 했다.









아침 9시까지 만나기로 했지만 이리저리 챙기다보니 30분이나 늦게 나와버렸다.
약속 장소에는 창언이와 상규, 인군이, 광민, 현규, 호진이가 있었다.
휘문이는 연락이 안되는 상태고 또 30분 후에 성원이가 나타났다. ㄱ- ㅋ










8명이서 출발하기로 하고 홈플러스에서 음료수를 산 후 아버지 차를 타고 남일대로 달렸다.
내가 주관한 여행인데 비가 오면 어떻게 할까 크게 고민하고 있었지만,
아버지께서 바다는 비가 와도 상관없다고 하시며 다 큰 남자들인데 그냥 비 맞으면서 재밌게 놀면 된다고 하신다.
난 언제쯤 아버지처럼 호방해질지...ㅋ







남일대에 도착하자 기대 이상의 풍경이었다.
날씨가 약간 흐렸지만 오히려 햇빛이 하나도 없어서 서늘한 바람이 불어오는 것이 정말 쾌적했다.
바다 구경에 모두들 설렘을 안고 일단 계획대로 농구부터 하기로 했다.
바닷가에서 무슨 농구를 하느냐 하고 친구들의 비난이 있었지만,
미리 사전조사를 통해 농구장이 있다는 정보를 얻었기에 자신만만하게 앞장을 섰다.








농구 코트가 약간 미끄럽긴 했지만 크기도 적당해서 4 : 4 풀코트를 했다.
한 2시간? 정말 정신없이 뛰고 또 뛰며 한 골 한 골 집념을 발휘했다.
지금에 와서 하는 말이지만 다시 그렇게 뛰어라면 뛸 수 있을지 모르겠다.











온 몸이 땀에 젖어서 지친 몸을 이끌고 다시 바닷가로 향했다.
파라솔 하나를 얻어 짐을 풀고 모두 정신 없이 바다에 뛰어들었다.
물개 마냥 바다를 휘젓다 보니 눈, 코, 입 가릴 곳 없이 짠 바닷물이 스며 들어왔지만,
노느라 정신이 없어 고통을 채 느끼지도 못했다.
뒤로 한바퀴 돌며 다이빙도 하고 수중 레슬링, 수구 등 온갖 종류의 물놀이를 즐기다보니 시간 가는줄 몰랐다.
한가지 안타까운 점이 있다면 카메라가 방수가 안된다는 것...

주문이 밀려서 짬뽕을 한 시간 가량 기다렸는데,
너무도 오래 기다렸던가?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더니 정말 태어나서 그렇게 맛있는 짬뽕은 처음이었다.
모두들 땀인지 눈물인지 모를 정도로 젖은 채 먹었다.

배를 채우고 나자 다시 힘이 샘솟는 느낌이었다.
뭘하고 놀까 고민을 하다가 대부분 가족끼리 오거나 여학생들끼리 놀러왔기에
텅 비어있던 백사장이 눈에 들어왔다.

'바로 저거다.'
축구공을 들고 백사장으로 가서 답이 없게도 럭비를 하기 시작했다.
두 팀으로 나누어 양 진영을 그린 후 다짜고짜 공을 잡고 달려서 상대 진영을 밟으면 1점을 얻는 게임이었다.
주자를 막기 위해서 태클, 몸싸움, 옷 잡아 당기기 등 온갖 반칙이 난무하는 가운데
유유히 현란한 페이크를 쓰며 골을 넣는 그 짜릿함이란.
진짜 남자의 운동이란 이런 것이 아닐까.




또 다시 땀에 젖어 바다로 향했다.
얕은 바다에서 무방비로 있는 상규의 등을 노려 바지 속에 모래를 한가득 뿌리고 도망치는 찰나
거의 키를 넘기는 파도가 밀어닥쳐서 정면으로 맞게 되었다.
바닷물을 정면으로 맞으니 코 끝부터 머리 끝까지 찡한 느낌에 정신줄을 놓을뻔 했다.
겨우 정신을 차리고 보니 뭔가 허전했다.
아, 안경................

바닷가만 오면 이놈의 안경은 항상 잃어버리는 것 같다.
결국 안경을 찾기 위해 모두들 얕은 바닷가를 두리번 거렸다.
그렇게 몇 분이 흘렀을까.
야속한 파도는 더욱 거세지고, 슬슬 지치기 시작했다.
심각한 표정으로 안경을 찾고 있는데 뒤쪽에서 깔깔대며 튜브를 타고 있던 여학생들이 계속 거슬렸다.
평소 같았으면 웃고 넘겼을텐데 설상가상으로 엄청 큰 파도가 불어 닥치더니 무언가 흐릿한 물체(?)가 날아오는 것을 느꼈다.
시력이 마이너스라 잘 몰랐는데 피할 틈도 없이 머리를 부딪혔다.

알고보니 깔깔대며 놀고 있던 여학생들이 큰 파도에 튜브에서 미끄러져 날아왔던 것이다.
머리는 깨질 것처럼 아픈데 그애는 멀쩡한지 또 깔깔대며 놀기 시작했다.
그냥 어이가 없어서 웃을 수밖에 없었다.

더이상 찾는 것은 무리...
결국 안경은 포기하고 남일대 리조트 내에 있는 해수온천에 갔다.
눈에 보이는 게 없어서 왠지 나 혼자만 알몸이 된 듯한 느낌이 들었지만,
마사지탕에 들어가 마사지를 받으니 몸이 노곤노곤해지면서 피로가 서서히 풀리는 것 같았다.
역시 운동 후엔 사우나인건가.









그렇게 피로를 풀고 다시 해변가로 나와 저녁의 바닷가를 바라보았다.
낮의 시끌벅적한 모습은 어디로 갔는지 몇 연인들만이 거닐고 있는 고요한 바닷가였다.









우리들의 농구투어도 이쯤에서 끝날 때가 온 것일까.
날이 조금씩 어두워 지면서 아쉬움이 마음 한 구석에 자리 잡았다.
앞으로 이렇게 모일 수 있는 시간이 있을까.

마음 편하게 입시, 성적, 공부는 잠시 잊고
정말 미칠듯 좋아하는 농구를 함께 하고 바닷가에서 뛰어놀던 바로 이 순간이 너무도 소중하게 느껴졌다.
이제 더 열심히 공부에 매진해야겠지.

마음 한 구석에 아쉬움을 남기고 마지막 기념 사진을 찍어 나갔다.










아쉽게도 내 카메라 배터리가 다 되어서(찍은 것도 없는데...)
인군이 폰카메라로 단체 사진을 찍었다.
화질 좋다고 자랑하더니, 화질이 참.......... ....










정말 즐거운 추억이었고, 말 그대로 하루가 너무 빨리 가버린 것 같다.
다음에 기회가 있으면 다시 한번 가고 싶고,
다른 친구들에게도 남일대 해수욕장을 추천해주고 싶다.
아늑한 해수욕장에 잔디구장, 농구코트, 리조트까지 완벽하니...

농구팀 ANT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지길 기대하고,
꼭 9월 대회때 마지막 은퇴하기 전 회광반조를 일으켜보도록 하자.
함께 해준 창언, 상규, 인군, 성원, 현규, 광민, 호찬이에게 고마움을 표하고 싶다.

그럼 끝 -.








-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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