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NDIL268 도시기피. 한적한 시골에 있는 기숙사 학교로 가고 싶다. 조용한 곳에서 차분하게 책을 읽고 싶다. 눈치 볼 필요도 없고 그 어떤 것에도 방해받지 않고 나의 젊음을 누리고 싶다. 그런데 정작 진지하게 전학을 생각하면 쉽게 입이 열리지 않는다. 대아고, 오민실이라는 나의 자부심. 이왕률 선생님. 이권규 선생님께 약속한 전교 1등의 목표. 그리고 나의 부족함을 채워주고 나를 빛나게 해주는 정말 소중한 친구들. 내가 빠져버린 우리 반의 시험 성적. 이러한 것들을 못 본척 할정도로 나는 모질지 못하다. 하루하루가 힘이 든다. 그래도 이 역시 내가 이겨내야할 시련일까. 일단 전교 1등을 하고 생각해 봐야겠다. 전교 1등이 전학을 갈 수는 있을까. 한번 시험삼아 시도해보고싶다. 물론 농담 - ㅋ 2010. 5. 19. 갈증 갈증이 난다. 물을 마셔도 목이 마르다. 가슴이 타오르는 것 같다. 식지 않는다. 2010. 5. 19. 체육대회 결국은 같은 것. 체육대회를 마치고 (5/13) 학생은 공부만 열심히 하면 된다. 3년 동안 꾹 참고 책상 앞에 앉아있는 것이 뭐 그리 어렵나, 그러면 인생이 편해지는데. 대부분 많은 사람들이 이런 식으로 생각하기 쉽다. 실제로 학생의 본분은 공부이고 고3때 치는 수능에 목숨을 걸어야하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우리는 고등학생인 것과 동시에 활기 넘치고 기운이 남아도는 청소년이다. 이처럼 살아 숨쉬는 젊음을 단순히 공부에 방해되는 것으로 여기고 억압시켜야만 하는 것인가. 이런 저런 고민을 하며 체육대회를 향했다. 알록달록 각기 다른 반티가 운동장을 수놓았다. 처음에는 단색의 티가 부끄럽다고 생각 했었지만 모두가 질서정연하게 모여 있으니 꽤나 멋진 장면을 연출하고 있었다. 모두들 상기된 표정을 하고 있었다.. 2010. 5. 18. 나약하다. 2010. 5. 15. 오늘 내가 얼마나 나약한 존재였음을 유감없이 느낄 수 있었다. 백일장에 나갔다가 우연하게 밴드부 공연을 보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음악에 재능은 없지만 관심은 많이 있었고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꼭 밴드활동을 해보고 싶다는 게 나의 꿈이었다. 시험이 끝나고 약간은 해이해져 있다고 표현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정치 시사 관련 책들을 읽으면서 느낀 것은 끝없는 좌절감과 한 개인의 힘, 그리고 우리나라의 현실이 얼마나 나약한가 하는 것이 전부였다. 배움에 대한 갈망이 점점 무의미한 것으로 느껴졌고 더 크게는 미약한 한 개인이 발버둥친다고 이 세상 무엇이 달라지겠는가 하는 좌절이 맴돌았다. 그러던 중 밴드부 리허설을 보게 된 것은 운명의 장난이었을까. 무대 위에서는 저녁에 있을 공연을 준비해.. 2010. 5. 17. 행군 참된 길 행군을 다녀와서 고개를 넘었나 싶었는데 또 하나의 고개가 눈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거친 자갈밭이라 쉽지 않은 길이었는데 황토색 눈물을 질질 흘리는 진흙탕이 펼쳐진 모습을 보니까 온 몸에 기운이 빠졌다. 어느새 여기저기서 불평과 불만의 목소리가 굵어지고 이러한 행군에 대한 정체성에 대해 의문이 새어 나오기 시작했다. 이런 날씨에도 굳이 행군을 했어야 했나. 아침에 든든하게 물 3병과 김밥을 챙겨서 학교를 향했다. 작년의 첫 행군 경험상 물이 부족해서 더위와 정면으로 맞서야 했던 무모한 만용을 떠올리며 물만큼은 많이 가져가야한다는 생각으로 3병을 챙겼다. 친구들 역시 두툼한 가방 속에는 물병이 한가득 자리 잡고 있었다. 줄을 서서 출발을 기다리는데 비가 한 방울 떨어지기 시작했다. 어느새 비는 점.. 2010. 5. 15. 소풍 조금 특별한 시간. 소풍을 다녀와서 (4/17) “생일 축하합니다.” 작은 케이크에 18살을 의미하는 촛불이 피어올랐다. 초가 케이크를 가득 채운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개를 돌리자 미소를 띠며 노래를 부르는 친구들의 얼굴이 조금씩 흐려졌다. 제 3자가 보기에는 우리의 작은 파티가 매우 엉성해 보였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얼마 만이었을까. 참 오랜만에 느껴보는 친구들의 따뜻함이 꺼져버린 촛불을 대신해 여전히 일렁거린다. 약간 이른 시간에 눈을 떴다. 수학여행을 다녀온 후 마음을 다잡던 시기였기에 소풍을 단순히 즐길 수만은 없다는 생각이 머리 속에 맴돌았다. 시험기간을 앞둔 지금 하루라는 시간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모를 만큼 어리석진 않다. 그러나 이미 정해진 일에 대해 한숨을 쉬는 것이 더 어리석은 행동.. 2010. 5. 15. 수학여행 추억을 고이 접어 담아보기. 수학여행을 다녀와서 (4/6 ~ 4/9) 설레던 수학여행의 마지막 일정을 마치고 집에 들어와 소파에 기대어 누웠다. 멍한 눈으로 지난 3일 동안 나의 행동과 말들을 되새겨 보았다. 돌이켜 보니 3일이란 시간이 너무도 빠르게 흘러가 버렸다. 그래서 기억 속에 남아있는 제주도의 아름다움, 친구들과의 즐거운 시간들이 꿈처럼 흐릿하게 느껴졌다. 정말 꿈은 아닐까. 달력을 넘겨보지만 2010년 4월 9일. 수학여행의 마지막 날이 확실했다. 수학여행을 다녀온 것이 맞구나. 적당히 그리움을 접어두고 흐릿해진 기억을 붙잡기 위해 찍어둔 사진들을 하나 둘 살펴보았다. 녹동에서 배를 타고 제주도로 가는 약 4시간 정도의 시간동안 찍었던 사진들이 보인다. 긴 시간에 지쳐 쓰러진 사진, 푸른 바다.. 2010. 5. 15. 푸념 오늘 글 한편 써야겠다는 생각으로 노트북을 켰는데 행군 소감문을 내일까지 제출해야 된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행군 소감문도 글이다? 그런식으로 생각하면 반박할 여지가 없다. 다만 이틀동안 네 권의 책을 읽으면서 느낀 이성적 판단과 감정이 차갑게 식어버릴까봐 아쉬울뿐이다. - 10일날 저장해놓고 이제서야 글을 올린다. 일부가 지워졌지만 어쩔 수 없지. 2010. 5. 15. 이전 1 ··· 27 28 29 30 31 32 33 3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