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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저장소94

행군 참된 길 행군을 다녀와서 고개를 넘었나 싶었는데 또 하나의 고개가 눈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거친 자갈밭이라 쉽지 않은 길이었는데 황토색 눈물을 질질 흘리는 진흙탕이 펼쳐진 모습을 보니까 온 몸에 기운이 빠졌다. 어느새 여기저기서 불평과 불만의 목소리가 굵어지고 이러한 행군에 대한 정체성에 대해 의문이 새어 나오기 시작했다. 이런 날씨에도 굳이 행군을 했어야 했나. 아침에 든든하게 물 3병과 김밥을 챙겨서 학교를 향했다. 작년의 첫 행군 경험상 물이 부족해서 더위와 정면으로 맞서야 했던 무모한 만용을 떠올리며 물만큼은 많이 가져가야한다는 생각으로 3병을 챙겼다. 친구들 역시 두툼한 가방 속에는 물병이 한가득 자리 잡고 있었다. 줄을 서서 출발을 기다리는데 비가 한 방울 떨어지기 시작했다. 어느새 비는 점.. 2010. 5. 15.
소풍 조금 특별한 시간. 소풍을 다녀와서 (4/17) “생일 축하합니다.” 작은 케이크에 18살을 의미하는 촛불이 피어올랐다. 초가 케이크를 가득 채운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개를 돌리자 미소를 띠며 노래를 부르는 친구들의 얼굴이 조금씩 흐려졌다. 제 3자가 보기에는 우리의 작은 파티가 매우 엉성해 보였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얼마 만이었을까. 참 오랜만에 느껴보는 친구들의 따뜻함이 꺼져버린 촛불을 대신해 여전히 일렁거린다. 약간 이른 시간에 눈을 떴다. 수학여행을 다녀온 후 마음을 다잡던 시기였기에 소풍을 단순히 즐길 수만은 없다는 생각이 머리 속에 맴돌았다. 시험기간을 앞둔 지금 하루라는 시간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모를 만큼 어리석진 않다. 그러나 이미 정해진 일에 대해 한숨을 쉬는 것이 더 어리석은 행동.. 2010. 5. 15.
수학여행 추억을 고이 접어 담아보기. 수학여행을 다녀와서 (4/6 ~ 4/9) 설레던 수학여행의 마지막 일정을 마치고 집에 들어와 소파에 기대어 누웠다. 멍한 눈으로 지난 3일 동안 나의 행동과 말들을 되새겨 보았다. 돌이켜 보니 3일이란 시간이 너무도 빠르게 흘러가 버렸다. 그래서 기억 속에 남아있는 제주도의 아름다움, 친구들과의 즐거운 시간들이 꿈처럼 흐릿하게 느껴졌다. 정말 꿈은 아닐까. 달력을 넘겨보지만 2010년 4월 9일. 수학여행의 마지막 날이 확실했다. 수학여행을 다녀온 것이 맞구나. 적당히 그리움을 접어두고 흐릿해진 기억을 붙잡기 위해 찍어둔 사진들을 하나 둘 살펴보았다. 녹동에서 배를 타고 제주도로 가는 약 4시간 정도의 시간동안 찍었던 사진들이 보인다. 긴 시간에 지쳐 쓰러진 사진, 푸른 바다.. 2010. 5. 15.
푸념 오늘 글 한편 써야겠다는 생각으로 노트북을 켰는데 행군 소감문을 내일까지 제출해야 된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행군 소감문도 글이다? 그런식으로 생각하면 반박할 여지가 없다. 다만 이틀동안 네 권의 책을 읽으면서 느낀 이성적 판단과 감정이 차갑게 식어버릴까봐 아쉬울뿐이다. - 10일날 저장해놓고 이제서야 글을 올린다. 일부가 지워졌지만 어쩔 수 없지. 2010. 5. 15.
1학기 1차고사 아, 새벽 5시에 잠들기도 했고, 몸이 아프다는 핑계로 하루종일 자기도 했고, 오민실로 빼앗긴 어린이날을 오민체육으로 보상받고. 그래도 좋은 추억이었다. 이권규선생님 덕분에 열심히 해야겠다는 동기를 부여받고 또 가능성을 보았으며, 김병훈선생님 덕분에 오민실에서 시험기간을 의미있게 보낼 수 있었다. 이왕률선생님께는 꼭 수학 100점 받겠다고 말씀 드렸는데 지키지 못해 아쉽다. 그 외에도 수많은 선생님들의 가르침을 받았으나 그 가르침에 보답을 못한거 같다. (꼭 다음시험에는 100점으로 보답하겠습니다.) 시험이 끝나니 매번 그래왔던 것처럼 허무주의를 느낀다. 심리적 박탈감이라고 해야하나. 오늘 알아보니 내 스스로 만족할 점수는 아니었는데 잘 나온 편에 속하더라. 전교 1등이 목표였는데, 또 한번 다음을 기약.. 2010. 5. 8.
* 블로그 운영하기 쓰던 글이 날아갔다. 상당히 식상한 첫머리지만 그때문인지 우울하다. 시험이 끝나고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적어보았다. 생각보다 많지는 않다. 하나하나 글을 올리면서 밝혀볼까 하는 생각이다. 그 중 첫번째가 블로그 운영. 네이버 블로그를 계속 할까 고민하다가 거의 폐기처분에 가까웠던 티스토리로 손을 뻗었다. 애착이 가는 블로그인데 오민실 여건상 맘 편히 글올릴 여유가 없다. 뭐 간간히 틈날 때마다 글을 올려야지. 그럼 책상 정리 좀 해볼까..... 시험기간동안 참고서를 쌓아두었더니. 지저분하다. 2010. 5. 7.
나의 꿈을 향해서. 꿈을 꾼다는 것은 정말 가슴 벅찬 일이다. 이따금씩 바라보는 하늘은 참 아름답다. 특히 요즘, 가을 하늘을 바라보면 마치 수채화 물감으로 칠해 놓은 듯 서정적이다. 하늘을 바라보면 그 너머 세계의 소리가 들려온다. 때론 잔잔한 어쿠스틱 멜로디가 들려오는가 하면, 때론 거친 펑크 멜로디가 들려오기도 한다. 세상을 바꿔보고 싶다. 누구나 이런 생각을 한번쯤 해보지 않을까. 오늘날 사회는 충분히 살만하다. 터져나오는 욕구를 채우기엔 부족하지만, 그러하나 욕구를 추구하며 사는 것이 가능한 사회다. 그러나 요즘은 그런 사회의 아름다운 면보다 작은 흠집들이 크게 느껴진다. 불합리성. 개인주의를 가장한 이기주의. 내 자신이 그러한 우울감의 가장 큰 표적이다. 세상(지금까지 내가 보고 듣고 느낀 사회를 초월하는 거대한.. 2009. 9. 26.
고독함. 1등은 고독하다. 눈 앞에 보이는 이는 아무도 없다. 단지 등 뒤에서 자신을 노리는 자들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그저 달리는 것밖에 없다. 그러나 그에게는 명예가 있다. 1등이라는 긍지가 있다. 최고라는 버팀목이 있다. 그러나 그의 뒤를 쫓는 자들은 어떤가. 그래, 다수라 하자. 달라질 것이 무엇 있는가. 열등감에 치여서 핏발선 눈으로 쫓아가기만 하는 이들은, 고독하지 않단 말인가. 1등은 고독하다. 이것은 사치다. 2009. 7. 18.